제목이 <어리석은 판사>예요. 20세기에 미국에서 살았던 마고 제마크, 하브 제마크 부부가 만든 그림 동화예요.
제목만 봐도 내용 거의 알 수 있지요? 잭과 콩나무, 하면 어떤 내용이 나올지 다 알 순 없어요.
하지만 이 동화는 굉장히 직설적이지요. 예를 들면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말이지요. 이런 동화는 특히 읽기 전에 ‘왜?’라는 질문을 가지게 되곤 하죠. 이 책도 마찬가지예요. 앞으로 책장을 펼치면 등장할 판사는 아주 어리석은 사람인가봐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그 판사가 어리석은지 한 번 봐야겠어요.
첫 번째 죄수가 들어옵니다.
죄인이 들어오자 누군가 이렇게 말합니다. “공정하게 심판을 받으리라”
맞아요. 재판정에선 당연히 공정하게 심판을 받아야 하죠.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들어오는 사람이 어때요? 장애인이죠. 나이도 좀 들었고, 옷도 굉장히 허름해 보여요.
이 죄수는 굉장히 무서운 괴물을 보았다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해요. 정말 무서운 것을 보았나봐요.
이 당시 사람들에게 신앙심은 미덕이었겠죠. 하지만 판사는 유죄를 선고합니다.
이 사람이
왜 감옥에 들어가야 할까요? 전 모르겠어요.
판사의 심판이 공정할까요? 사실 관계는 알아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혹시 이 사람들의 외모 때문에 판사가 이 사람들의 말을 무시하는 것은 아닐까요?
다음 죄수가 들어옵니다.
같은 괴물을 보았다고 말을 하고, 판사는 아까보다 더 심한 말로 판결을 내립니다.
다음 죄수가 들어와도 마찬가지예요. 판사는 점점 더 죄수들을 모독하며 엄한 판결을 내리지요.
그 다음에 들어오는 여자는 아무리 봐도 매춘부 같습니다. 판사는 이렇게 말하죠. 처음 만나는 건가? 어디선가 본 듯하다는 뜻이지요.
매춘부도 역시 같은 말을 해요. 판사는 점점 더 험악하게 판결을 내립니다.
저 바보 멍청이를 끌고 나가서 가두라고 말이죠.
나쁜 사람이 감옥에 갇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바보가 갇히는 것일까요?
아마도 판사는 이들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 것 같아요.
단지 그들을 싫어할 뿐일지도 몰라요.
마지막 죄수는 곱추입니다.
이 죄수도 마찬가지였어요. 앞 사람들과 똑같은 말로 자신의 무죄를 항변해요.
“본대로 말한 것도 죄가 되나요?”
여러분은 어때요? 본대로 말한 것이 죄가 될까요? 의도적으로 위증을 한 것이 아니예요. 혹은, 이들이 본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착각을 했을수도 있죠. 그럼 그것도 죄가 될까요?
판사는 또 유죄 판결을 내립니다.
그리고 모두가 다 나갔을 때,
모든 사람들이 말했던 바로 그 괴물을 혼자서 마주하게 됩니다.
판사는 왜 이랬을까요? 어리석어서 그랬겠죠. 그럼 왜 어리석을까요? 머리가 나빠서?
판사를 ‘왜’ 이렇게 어리석은 결정을 내렸을까요?
그걸 말로 표현해 볼 수 있나요?
혹시 서로 다른 의견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내 의견을 잘 설명할 수 있나요?
판사가 왜 어리석은지에 대해 남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그 의견을 잘 들어줄 수 있나요? 판사마냥 어리석지 않게 대답해 줄 수 있나요?
질문의 힌트는 책 내용 속에 있습니다. 직접 한 번 찾아보고 이야기 해보세요.
제가 이 동화를 읽고 생각난 단어가 하나 있어요. ‘인지적 구두쇠’ 사람은 판단하기 까지 오래 고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해요. 아주 짧은 순간에, 아주 적은 노력을 들이고 금방 판단해 버려요. 그것이 맞든 틀리든, 그 처음 판단은 꽤 오래가는 편입니다.
인지적 구두쇠의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어요.
요즘 유행하는 단어가 김생민 씨의 그뤠잇이죠. 절약은 어떤 면에서 분명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어떨 때에는 이 판사처럼 어리석은 판단을 내리게 하지요.
판사의 결말은 재미나요. 이 모든 사람들이 증언했던 바로 그 괴물이 판사 앞에 나타나죠.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모든 사람들은 다 풀려나요. 가난한 자, 절름발이, 매춘부, 거지 소년 모두 다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궁금하신 분은 책을 한 번 펼쳐 보세요.
제가 설명하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닌 그림을 보면서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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