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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란 표현의 문제

2천년대 들어 대단히 자주 쓰는 표현. '그녀'

그런데, 이말은 사실 우리 말이 아니다.

영어식 표현이라는 분들도 종종 계시는데

'그녀'는 사실, 영어식 표현이라기 보단 일본식 표현이다. 그것도 대단히 성차별적 표현에서 온 단어다. (그남자의 여자)

이를 대신할만한 순우리 말이 있긴 하다.

원래 우리 글에선 여자도 '그'라고 받아도 된다. 하지만 갈수록 여자를 '그'라고 받는 것을 사람들이 낯설어 한다.

아니면 '궐녀'라는 표현도 있긴 하다. 현진건의 고향에서 나왔던가? 여튼 일제시대 한국문학에선 이 단어를 발견할 수 있긴 하다. 근데, 현재는 아무도.. 쓰지 않는다.

해방 이후 한동안 이 '그녀'란 단어를 대체하기 위해 소설가들도 나름의 연구가 있었다고는 한다. 그래서 그녀 대신 '그미'란 단어를 쓰기도 했는데 이 역시 이상하긴 마찬가지라 지금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제 영어 사용인구가 늘었고, 70년대 한수산과 몇몇 대중 소설가들이 사용한 번역투 문장이 일반에 퍼져, 70년대 이후엔 번역투 문장이 이미 상당히 들어와 있다. 과도한 번역투는 교정하지만, 너무 정밀하게 삭제하진 않는다.

인칭 대명사에 민감한 영어식 문장과 표현이 많아져서 '그녀'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분들이 늘어났으리라 짐작해 본다.

물론, 입말에는 사용되지 않고 글말에만, 어색하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이제 조금 더 노력하면 원래 우리말의 멋을 누릴 수 있다. 여자도 분명 '그'라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다.